[머니투데이 김진욱기자][[머니위크]Ceo In&Out/'통큰' 베팅으로 주력사업 가치 'Up']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2011년은 반전의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해다.
2010년 구 회장은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참패하고 망신을 당했다. 그나마 LG화학이 선전했으니 다행이지 이마저 없었다면 정
말 난감했을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가을 LG전자의 수장을 교체하고, 그룹 경영의 고삐를 조였다. 새해
에는 그 효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될 지 재계는 주시하고 있다.
◆"구상은 담대하게, 투자는 통 크게"
‘컨센서스 미팅(CM)’. 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들이 각 사의 전
략을 합의ㆍ결정하는 LG그룹의 브레인 회의다. 구 회장은 최근 한달여에 걸쳐 진행된
이 CM을 통해 2011년 시장공략 키워드 셋을 공개했다. 미래준비, 혁신제품, 적기투자
가 그것이다.
구 회장은 “모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이 세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준비하고 실행하
라”고 강조했다. 2010년의 회한을 3가지 키워드로 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
그가 첫번째 키워드로 꼽은 ‘미래준비’는 각 계열사에서 마련한 새해 사업계획이 LG
의 미래준비 전략에 맞는지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집중 점검하라는 주문이다.
구 회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래 준비에 대한 속도를 높이면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
는 담대한 구상을 하라”는 것. 빠른 경영환경에 대응해 5년이나 10년 후의 시장을 선
점하는 글로벌 기업 LG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뜻이다.
두번째 키워드 ‘혁신제품’은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세계시장에서
한발 앞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고객가치 혁신은 품질, 납기, 고객의 사용경험 등 가장 기본적
인 절대가치에 소홀함이 없도록 기본을 충실하게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역설
한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일순간에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이로 인해 한번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당히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충고다.
LG그룹은 2011년 치열한 경쟁 구도의 스마트폰, 스마트TV,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주력 핵심 분야에서 고객에게 혁신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
하겠다는 각오다.
구 회장의 세번째 키워드 '적기투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현재 주력사업으로 집중하
고 있는 분야는 물론 LCD, OLED, 3D TV, LED조명, 태양광, 자동차용 배터리 등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투자와 인재 확보 및 육성을 ‘통 크게 해달라’
는 뜻으로 평가된다.
◆사상 최대 투자로 과감한 ‘승부수’
구 회장의 승부수는 사상 최대의 투자를 감행키로 한 것에서도 여실히 드러
난다.
그는 2011년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1조원(전년 대비 11.7% 증가)을 투자해 주력사
업에 대한 가치 향상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전면적인
정면승부다.
특히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전자 쪽에만 무려 14조 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전
자부문에 대한 구 회장의 기대치가 대단히 높다는 증거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2009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2010년 들어 스마트폰에
소홀했던 여파로 2분기에 휴대폰부문 적자를 냈을 만큼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구본무
회장은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한 자리에 자신의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앉히는 강수까지 뒀다.
따라서 구 회장은 전자쪽 투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태양전지, LED, LED웨이퍼, AMOLED 등을 신성장사업으로 발전시키
는 복안도 갖고 있다.
화학부문에서는 3조6000억원을 투입,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한편
LCD 유리기판 파주공장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통신·서비스부문에서는 3조2000억원을 투입해 4세대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스마트그
리드 등 유·무선네트워크 고도화 설비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구본무식 2011년 인사와 조직은?
LG그룹이 최근 단행한 2011년 인사는 예상과 달리 ‘깜짝 발탁'이나 '파격
승진'이 없었다. 하지만 구 회장이 공언한대로 철저히 ‘성과주의’ 원칙을 지켰다.
1년 내내 부진한 실적에 시달렸던 LG전자만 해도 오너인 구본준 부회장이 새로운 CEO
에 오른 뒤 단기 처방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의 강화에 중
점을 맞춰 인사를 진행했다.
권희원 HE사업본부장, 박종석 MC사업본부장 등 신임 사업본부장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
서 제품개발과 전략실행을 맡아오며 장기간 성과를 창출해온 인력들이다.
조직구성에 있어 구 회장은 스피드경영을 위해 자율과 책임을 동반한 밑그림을 그렸다
.
그룹 핵심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은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는 사업별 완결형 조직을 강화했다. 임원조직 단위 아래 하부조직도 최대한
완결형 조직으로 전환했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5개 사업본부에서 BS사업본부를 폐지해 4개 사업본부로 재편하고,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의사결정 체제에 맞게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이 실행되도
록 했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 부서에 더 많은 독립성과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기존의 TV 및 IT
사업본부 내 개발조직을 개발센터로 격상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홈-기업 고객간의 경계가 없어진 통합·융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철저히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사업 단위별 책임경영체제로 바꾸고 조직의 기능을 전
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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