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이라는 가정이 무슨 의미일까 싶지만, LG유플러스(032640)(7,160원 ▼ 310 -4.15%)가 통신시장의 스마트 이슈를 이끄는데 지금보다는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폰이 국내 진입하기 이전 LG유플러스는 월 6000원의 가격으로 편리하게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오즈`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오즈를 통해 국내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고, 아이폰이 늦어졌다면 시장내 영향력도 크게 높아졌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가정은 가정일뿐이다. 스마트폰 열풍속에 LG유플러스는 뼈아픈 1년을 견뎌야만 했다. LG유플러스는 전략 기기 부재 등으로 스마트 원년 사실상 소외됐다.
◇기기 확보 어려워..LG전자와 함께 `바닥`
KT가 아이폰을 국내 도입하고, 8개월 뒤 SK텔레콤이 갤럭시S로 이에 대응하고 나설 때까지 LG유플러스는 이렇다 할 전략폰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쟁사와 다른 주파수 때문에 단말기 수급이 어려웠던 것도 전략폰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지만, LG전자의 부진이 LG유플러스에 그대로 전해진 타격이 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열풍속에 제대로 된 전략폰을 개발하지 못했고, 이는 LG유플러스의 통신시장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하반기에나 LG전자의 `옵티머스` 시리즈와 갤럭시U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갤럭시S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가 공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확보, LG유플러스는 외국산 단말 수급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SK텔레콤이 300만명 이상, KT가 200만명 이상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하는 동안 LG유플러스는 50만명 남짓한 스마트폰 가입자에 만족해야 했다.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의 설움을 겪었지만, 유무선 시장에서 이렇게 초라한 성적을 낸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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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이슈 장악도 실패..`탈통신`으로 체면 유지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은 LG유플러스가 저렴한 요금을 앞세울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같은 정액제 요금에 더 많은 무선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요금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사가 무제한데이터 요금으로 치고 나오면서 요금 경쟁력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적다 보니 실적 부진도 이어졌다. 지난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8% 감소했다. 스마트폰 돌풍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3분기에만 4406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경쟁사의 5만원대에 크게 못 미치는 3만2000원대로 나타났다.
그나마 LG유플러스가 올해 올린 성과는 `탈통신` 정책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포털, 소프트웨어 업체 등 다양한 분야 파트너들과 제휴를 맺고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모바일 광고 플랫폼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페이스북과 소셜네트워크(SNS) 분야 협력도 체결했다. 공중파 3사의 방송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 시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도 개발했다.
전략폰 부족의 약점을 부가가치 제공으로 풀어보려는 시도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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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필요..`차별화` 요소가 핵심
비록 올해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 시장 성적은 초라했지만, 2011년에는 LG유플러스의 도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단말기 보급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내년에는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체 단말기의 3분의 2를 스마트폰으로 구성,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적어도 250만명 이상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해 경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먼저 4세대 이동통신망(LTE)를 구축해 새로운 시장에서의 통신망 이슈 선점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통신사 중 가장 먼저 장비업체 선정에도 나섰다.
LG유플러스는 LTE를 조기 구축해 네트워크 열세를 한번에 만회할 계획이다. LTE 조기 구축으로 신규 단말기 수급도 보다 확대되고, 멀티미디어 서비스나 융합서비스 등 새로운 콘텐츠 제공에도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4세대 이동통신인 LTE 조기 구축과 전국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마케팅비 확대 대신 스마트폰 단말기 확보와 콘텐츠로 내년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공략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의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 기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중요하지만, LG유플러스의 서비스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KT가 아이폰, SK텔레콤이 안드로이드폰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는 `윈도모바일` 등 새로운 운영체제(OS)를 독자적으로 공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 요소 발굴도 중요하다. LG유플러스가 원하는 2세대(2G) 용 아이폰 도입이 그것이다. 주파수가 달라 2G 아이폰 도입이 쉽지 않지만, 2G 아이폰은 LG유플러스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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