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현지시간) '소비자가전쇼(CES) 2011'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미국가전협회가 주관하는 CES2011은 매년 정초에 개최되며 그 해 가전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시회로 명성이 높다.
4일간의 전시 기간 동안 전세계 내로라하는 세계 가전 및 IT 업체들은 최고의 주목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1년 동안 기업의 역량을 총집결해 만든 첨단 제품도 행사 기간 동안 쉴 틈 없이 공개된다.
130개 국가에 2천500개 업체가 참가하는 CES2011은 관람객 규모만 해도 1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130여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공룡 기업들의 기 싸움은 그야말로 '쇼'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CES에서 나온 세간의 평가가 당해년도 매출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는 '컬러', '디지털'에 이어 가전업계 제 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쏟아질 전망이다. TV를 비롯해 태블릿, 생활가전 등 특정영역이 아닌 전 분야에 걸쳐 스마트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안경' 삼성전자 vs 'FPR방식'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격돌이 관심이 끄는 이유는 단순히 두 회사가 국내에서 오랜 시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적을 떠나 세계 가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톱 글로벌 가전 기업로서의 의미가 더 강하다.
휴대폰 및 태블릿PC에서 강세를 보이는 삼성전자와 생활가전이 강점인 LG전자가 접전을 펼칠 분야는 단연 TV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평판TV 시장에서 가히 승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3D, LED, LCD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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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CES2011에서 또 한 차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우선 지난해 업계 리더십을 발휘한 3D TV 분야에서 명품 안경 전문 브랜드 실루엣과 공동으로 초경량 3D 안경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내놓은 스마트TV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깜짝 놀랄만한 스마트TV'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스마트TV 판매 목표치도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1천만대로 잡았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FPR(Film-type Patterned Retarder, 필름 패턴 편광안경 방식) 3D 패널을 적용한 '시네마 3D TV'를 CES2011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FPR 3D 패널은 기존 3D 제품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어지럼증이나 어두운 화면, 무거운 안경 등을 개선한 새로운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LG전자는 풀 백라이트 LED TV 중에서는 최대 크기인 72인치 3D TV로 크기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또한 LG전자는 스마트TV 분야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인 '넷캐스트 2.0'을 탑재한 '스마트TV 업그레이더'를 CES2011 무대에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셋톱박스 모양의 이 제품은 기존 TV에 연결해 손쉽게 스마트TV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콘셉트의 제품이다. 일견 애플TV와 흡사해 보이는 이 제품은 스마트TV 플랫폼 주도권을 잡겠다는 LG전자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 생활가전, PC 및 노트북 등 거의 모든 가전 분야를 아우르며 혁신적인 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CES2011이 국내 기업들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초고성능' 인텔 vs 'APU' AMD
올해는 그 어느해 보다 인텔과 AMD의 대결이 볼만하다. 우선 세계 CPU 시장에 80%를 차지하고 인텔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성능을 갖춘 인텔 2세대 코어, 코드명 '샌디브릿지'를 최초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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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샌디브릿지의 출시로 CES2011 무대에서 PC 및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CPU 성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여실히 증명할 계획이다. 주력제품인 샌디브릿지 이외에도 코드명 '오크트레일'로 불리는 저전력 CPU로 넷북 및 태블릿 시장까지 아우른다는 전략이다.
반면 AMD는 하나의 칩셋위에 CPU와 GPU를 동시에 담은 APU로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AMD의 브라조스 플랫폼은 9와트의 저전력을 자랑하는 '온타리오'와 보급형 노트북 및 울트라씬 등에 탑재될 '자카테' 등에 이어 고성능 APU인 '라노' 등으로 꾸며졌다.
AMD는 CES2011 무대에서 브라조스 플랫폼에 대한 로드맵 및 향후 APU 판매 전략 발표를 통해 인텔이 군림하고 있는 전 세계 CPU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절대강자' 구글 VS '합종연횡'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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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드로이드 3.0 버전이 허니콤이 탑재된 태블릿PC가 CES2011 무대에서 최초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그에 비해 MS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상당 수 PC 업체들이 윈도7 OS가 탑재된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심을 발휘한 분위기다. 스티브 발머 MS CEO가 CES 기조연설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MS와 구글의 대결 이면에는 인텔과 ARM의 물밑대결도 치열하다. 그동안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ARM에 밀린 인텔이 이번 CES2011을 통해 설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MS와 ARM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양사간 협력을 통해 ARM 기반에서 윈도 OS가 구동될 것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CES2011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업체간 공조 체제는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ARM과 인텔 여기에 AMD까지 가세하며 태블릿PC의 주력 CPU를 둔 삼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PC업체들이 어떤 조합을 내놓는 지에 따라 명암이 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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